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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나 마상에나 !"
믿을 수 없는 말들이 너무 많다. 
내 말이나 너 말이나 그 말이 그 말이다. 그 말이 그 말이면 그만이다.
말도 안 되는 말이 말이 되어버리는 세상이다.
말이 되는 말은 어느 순간부터 말이 되지 못하고, 
사실 말도 안 되는 말을 말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말도 안되는 말이다. 지금 이 말은 말이 안 된다.
정말 이것은 말도 안 된다. 
말 같지도 않은 말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온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말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우리는 믿을 수 없는 말투성이 속에 살고 있다.

김의규, 말도 안 되는 말, 900*900*500mm, 혼합재료, 2017

 

이번 작업은 실재와 이미지의 관계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한다. 사진 전공자로서 언제나 촬영되는 실제 대상을 필요로 했던 나에게 그것이 카메라를 거쳐 복제된 이미지와 대상 사이에 생겨나는 괴리는 꽤나 큰 의미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단순히 어떤 대상을 포착하여 기록하고 간직한다는 의미로 사진을 생각하던 이전과 달리 촬영되는 순간 그것은 실제 대상과는 별개의 하나의 독립적인 이미지가 된다. 그러한 사고를 확장해 사진뿐만 아니라 조각과 영상 텍스트까지도 실재를 모방하는 별개의 이미지로 바라본다.

 

이미지들을 감각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그것들이 어떤 매체로 전달되는지, 그 매체들이 어떤 특성들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런 이미지들이 왜 실제 대상과 차별화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 심도 있게 생각해본 적이 있던가. <말도 안 되는 말>은 그런 나의 고민들을 관객들과 나누고자 하는 일종의 질문의 역할을 해주는 작업이다.

 

<말도 안 되는 말>은 크게 4가지의 다른 재료를 사용한 복합매체 조형물이다. 작업에 필요한 대표적인 이미지를 찾기 위해 선정하는 과정에서 회전목마에서 모티브를 얻어 ‘말’의 이미지를 차용해왔다. 우선 장식용 기성품으로 나오는 말머리 형태의 조각상과 그 양옆에 세워져 있는 두 개의 거울로 투영되는 조각상들이 있다. 실제 세워져 있는 조각상을 투영하고 있는 거울은 환영(幻影)의 이미지이다. 실제 존재하는 조각상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입체의 성격을 드러내고 있는 조각상과는 다르게 거울에 맺힌 상은 그저 평면에 불과하다. 그다음 배치되어 있는 여 러장의 사진이 있다. 언뜻 보기에는 한 장의 사진을 여러 장 인화해놓은 것 같지만 짧은 시간 동안 촬영된 각기 다 다른 사진이다. 복제된 이미지들인 것 같지만 각각 독립된 의미를 지닌 이미지들인 것이다. 다음 배치되어 있는 것은 말이 달리는 영상이다. 앞서 제시한 사진에서 보다 더 시간성을 지닌 매체인 영상은 홀로그램 기법의 단면을 이용해서 연출되었다. 하지만  텅 빈 허공 위에 떠있는 말의 이미지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말에 관한 텍스트가 적혀있다. 제시된 텍스트는 말(馬)과 말() 사이에 의도적으로 혼동을 일으킨다. 이를 통해 언어조차 일종의 이미지로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둠과 동시에 궁극적으로 내가 이 작업을 통하여 하고자 하는 말을 직접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텍스트 구성 중 “이것은 말이 아니다.”라는 문장 속에서 우리는 르네 마그리트의 유명한 작업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을 엿볼 수 있다. 결국 조형 작업 속에 제시되어 있는 다양한 말들 전부 말이 아닌 말의 이미지에 불과한 것이다. <말도 안 되는 말>은 실제 말을 흉내 내는 목마로만 가득한 회전목마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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